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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길 소믈리에

솔밤의 최영길 소믈리에는 고객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지 배려하는 것을 가장 큰 미덕으로 삼으며 서비스에 임하고 있습니다.


소믈리에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에서 관광을 전공하고, 첫 사회생활을 호텔에서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소믈리에가 되겠다는 결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서비스업에서 어떻게 하면 전문성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보니 와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소믈리에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 직장인 호텔을 뒤로 하고 그 다음으로는 한남동에 위치한 세컨드키친에 있었는데요, 이곳에는 전문 소믈리에가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조금 더 본격적으로 와인을 공부하며 전문성을 쌓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할 때도 제가 좀 더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좋은 시간을 만들어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그 이후 막연히 미쉐린 스타를 받은 파인다이닝 업장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몇 군데 면접을 보았고, 그 중 2스타를 새롭게 받은 임프레션이라는 업장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홀 막내부터 시작해서 캡틴을 달며 와인 서비스와 핸들링 같은 것들을 실전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셰프와 팀이 레스토랑 알렌으로 이동하며, 저도 그곳에서 같이 일을 했고요. 그렇게 2년 가까이 일을 하다가 파스타를 판매하는 페리지라는 업장에서 1년 반 정도 일하게 되었습니다.



와인 공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와인을 처음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세컨트키친에서 일하던 시절, 와인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와인비전 아카데미를 등록하면서부터였어요. 그렇게 시험에도 도전하고, 지식도 쌓으며 임프레션에서 일하게 되었고 실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었지요. 그 이후 CMS 자격증에 도전했고, 서티파이드 소믈리에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지금은 어드밴스드 소믈리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와인 공부라는 것이 다른 분야와 비교해 특별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해 공부해야 한다는 점은 어떤 분야든 동일할 거에요. 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기도 하고요. 테이스팅이나 와인 서비스를 함께 연습하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파인다이닝에서 비스트로를 거쳐 솔밤에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2년간 파인다이닝 업장을 거친 뒤 비스트로로 갈 때, 당시 선배님들의 행보가 제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평소 따르던 분들이 파인다이닝 압장의 소믈리에를 하다가도 기업으로 가거나 개인 와인바를 오픈하셨고, 가벼운 비스트로노미 스타일을 시도하기도 하셨어요. 훌륭한 소믈리에도 파인다이닝 이외의 공간에서 좋은 고객을 만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이 좋게 다가왔습니다. 손님들이 사랑하는 공간과 경험이 파인다이닝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전문성과 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캐주얼한 공간에서의 경험을 더 좋게 만드는 역할이 흥미로웠습니다.


페리지에서 1년 반 정도 좋은 경험을 하고 잠시 쉬던 중, 원래 알고 지내던 고동연 소믈리에와 연락을 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앞으로 바라보는 일에 대한 관점이 솔밤에서의 일과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셰프님의 마음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엄태준 셰프님은 예전 주방의 악습을 많이 바꾸시려고 하는 분으로 동료들 사이에서 이야기를 종종 들었거든요. 그리고 한 업장의 단독 소믈리에로 일하는 것도 좋지만 소믈리에 팀으로 함께 일하며 좀 더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솔밤에 합류하게 되었네요.



소믈리에의 시각으로 비스트로와 다이닝의 큰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우선 고객이 레스토랑에 머무르시는 시간이 다르죠. 파인다이닝에서는 세시간 정도, 하지만 비스트로는 그보다 짧은 편이고요. 그렇기에 와인을 핸들링하거나 서비스하는 방식도 달라집니다. 같은 한 바틀의 와인도 파인다이닝에서는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는 모습을 좀 더 다채롭게 케어해 드리는 반면, 바로 식사와 함께 맛있게 즐기기 좋은 비스트로에서는 와인의 상태를 바로 마시기 제일 좋은 상태로 만드는 부분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이런 단편적인 부분도 있고, 그 외에도 고객이 느끼는 경험이나 기대하는 바도 다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음식’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파인다이닝에서 더 낮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 편의 공연을 보는 것처럼, 그 레스토랑의 전체적인 이미지, 공간 인테리어, 테이블과 의자, 식기, 화장실, 사람들의 분위기, 기물, 모든 부분이 각각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커지다 보니 총체적인 경험으로 다가가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런 부분도 고려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주류 리스트를 구성할 때 무엇에 가장 중점을 두나요?

레스토랑이 지향하는 바가 와인 리스트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좋은 와인들을 나열하기보다는 자연에 대한 생각이나 지속가능성 같은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하고요. 음식의 결과 맞으며 맛있게 어울리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소믈리에로써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우리 레스토랑과 접점을 찾아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서비스를 하며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손님이 편안하 시간을 보내시도록 만드는 것이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알고 싶어 하지만, 모든 테이블이 와인에 큰 무게를 두지 않을 수 있거든요. 이 일을 하다 보면 때로는 소믈리에가 주인공이 되는 듯한 서비스를 하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그것보다는 지금 앞에 계시는 고객분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지 잘 읽고 그것을 배려하며 원하는 자리를 만들어 드릴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은 서비스를 하는 태도라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 서비스의 일관성과 규칙이 있어야겠지만 결국 그 완성은 개별적인 손님들에 맞추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솔밤의 일원으로 완벽하게 하나의 마음이 되며, 단골 손님이든 새로운 손님이든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소믈리에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10년 뒤 즈음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저만의 공간을 운영해 보고 싶습니다. 그 때까지 소믈리에로서의 역량과 전문성을 갖추며 다양한 대회에 도전도 하고, 자격도 갖추어 나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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