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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수 FOH 시니어

솔밤의 FOH팀에서 진심을 담아 손님들을 맞이하고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 나가는 박혜수 시니어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FOH는 Front of House의 줄임말입니다. 레스토랑의 앞쪽, 풀어 설명하면 손님과 상호 작용하는 홀을 말하죠. 서비스 직원이 직원을 맞이하고, 음식과 음료를 서빙하며, 고객과 나누는 대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접점이 포함됩니다. 박혜수 FOH팀 시니어는 진심을 담아 매일 솔밤을 찾은 분들의 시간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직업으로 삼게 되었나요?

저는 조리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그런데 요리에 썩 소질이 있지 않은 것 같아서, 다른 길을 고민하고 있었죠. 선생님께서 서비스업과 홀 업무도 중요한 부분이니 고려해 보라고 조언을 해 주셔서 그렇게 첫 걸음을 떼게 되었어요.


저는 어린 나이일수록 다양한 경험을 해 보아야 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양한 직군을 경험했어요. 처음에는 대형 호텔에 취직해 로비에서 일하면서 서비스업의 가장 기본을 배웠죠. 조리고에서 음식만 배웠다면, 현실에서 경험한 더 커다란 ‘서비스 산업’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할까요? 호텔에 근무할 때, 함께 일하던 바로 위 선배가 굉장히 야무지고 일도 잘 하는 분이셨어요. 호텔 로비는 비즈니스부터 다양한 연령층이 커피를 마시는 등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는 공간인데, 때로는 의도치 않게 고객이 불만을 가지고 큰 소리를 내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제가 신입으로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고객에게 자리를 안내해 드렸는데 그 자리가 마음에 안 드셨나 봐요. 갑자기 화를 내시더라고요. 그때 선배가 달려와 저를 뒤편으로 보내고 고객을 응대하며 그분의 화난 마음, 이야기를 다 들어 주시고, 마음을 풀어 주고, 자리를 옮기고, 심지어 음료 주문도 받으며 온전히 그 분을 케어해 주셨어요. 어떤 이유에서든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하며 설득하고 대처하던 그 모습에서 존경할만한 서비스 정신을 느꼈던 것 같아요. 아직도 그 때가 기억이 나니까요.



호텔 이후에는 어떤 경력을 쌓으셨나요?

그리고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료인 ‘커피’ 관련 일도 해보고 싶었어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근무했는데, 그 당시 매뉴얼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죠. 프랜차이즈 매장 특성상 다양한 지점이 있고 점장이 모두 달라요. 처음 경험한 점장님이 알려준 방법대로 음료를 제조하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점장님이 오시게 되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음료를 만들더라고요. 알고 보니, 처음에 계시던 분은 대충 비슷하고 일하기 편한 방법을 알려 준 것인데, 두 번째 점장님이 완전히 원칙적인 분이셨던 거죠. 그동안 원래의 제조법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로 하고 있었다는 게 부끄럽더라고요.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더욱 모든 지점의 맛이 같아야 하고, 그래야 고객이 우리를 믿고 재방문하는데 어림잡아 대충 만들기 시작하면 전체 브랜드의 가치마저 떨어질 수 있다는 두번째 점장님의 말에 큰 공감이 갔습니다. 원칙과 매뉴얼, 기본, 브랜드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또 한 발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 이후에는 처음으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인 드레스덴 그린에서 여태까지와는 또 다른 서비스를 배웠습니다. 그곳에서는 테이블을 정해 두고 담당 서버가 배정되는데요,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맡은 테이블과 고객님에 대해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어떻게 하면 온전하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 드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인생 처음으로 서비스가 좋다며 가족 단위 손님들께 팁을 받은 적도 있고요. 와인을 전문적으로 배운 경력은 없었지만 서비스 상황상 와인에 대한 정보와 테이스팅 노트를 많이 외워야 했고, 어렵기도 했지만 많은 배움도 있었습니다.



솔밤에 합류하계 된 계기는…

이곳에 지원하기 전에도, 업계 동기들에게 솔밤은 유명한 곳이었어요. 손님이 많아 쉽게 예약하기도 힘들었고요. 저도 남자친구와 이곳을 힘들게 방문했고, 솔직히 지금까지 가 본 다이닝 레스토랑 중 가장 돈을 많이 쓴 곳이기도 하지만 ‘그 돈이 아깝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자친구도 같은 생각이었고요. 저도 이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보니, 여기서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요. 그래서 얼마 뒤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어요.


솔밤의 서비스는 지금까지와 또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솔밤에서는 아홉 개의 테이블을 전 직원이 함께 담당한다는 점이 독특한 것 같아요. 그리고 손님과 소통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하는 스타일이죠. 손님과 대화를 나누고 교감하는 것의 가치를 존중합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때로 레스토랑이 바쁘면 서버가 손님과 대화하는 것이 ‘일을 안 하고 잡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곳처럼 여겨질 수 있거든요.


여러 명의 서버가 한 테이블을 함께 케어하는 방식은 저희가 개인이 아닌 ‘솔밤의 서비스 팀’으로 전반적인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많은 고객 분들이 특정 서버가 아닌 솔밤의 느낌으로 이 식사를 기억해 주실 수 있기도 하고요.


솔밤은 일하는 입장에서 어떤 곳인가요?

우선 솔밤의 리더인 엄태준 셰프님이 사람을 정말 중요시한다는 것이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껴져요. 우리 팀원을 ‘내 사람’으로 아끼고 생각해 주시는 마음이 함께 일하는 입장에서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동료들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죠. 저희 팀원들은 열정이 넘치는 분위기에서 일하는데요, (웃음) 매니저님도 동기부여를 해 주는 것에 중요성을 많이 느끼시나 봐요. 저희 팀원들 단체 대화방이 있는데, 여기에 매니저님이 발견한 인스타나 유튜브 컨텐츠들을 자주 공유해 주세요. 서비스업과 관련된 강연이나 영화 같은 것들을 저희들이 보고 함께 새길 수 있도록요.


서비스직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사람’이죠. 아이러니하지만 사람 때문에 힘들고, 또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얻게 돼요. 매일 많은 분들을 응대하다 보면 가끔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일도 피하기 어렵지만, 그 힘듦 마저도 또 다른 손님을 웃으며 맞이함으로써 해소하거든요. 그게 매력이에요.


10년 뒤, 어떤 모습을 꿈꾸고 계신가요?

나중에는 남자친구와 함께 작은 이자카야를 운영하고 싶어요. 남자친구도 요리를 하거든요. 저는 함께 서비스를 하고요. 지금도 가끔 홈파티를 통해 소소하게 지인들에게 요리를 만들어 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런 따뜻한 마음이 주는 행복감을 느끼고 있어요.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았으니, 좋은 경험을 쌓은 뒤 언젠가는 작게라도 저희의 가게를 하며 또 다른 즐거움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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