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4일, 솔밤과 SSAL의 콜라보레이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배준수 셰프와 엄태준 셰프의 생각과 행사의 면모를 확인해 보세요.
Q. 이번 콜라보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엄태준 셰프 저와 배준수 셰프 모두 뉴욕 CIA를 졸업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배 셰프가 저보다 훨씬 먼저 학교를 다녔기에 같이 캠퍼스에서 만날 기회는 없었지만, 한국인이고 같은 도시에서 일하며 서로를 알고 있었죠. 각자 배움을 찾던 시절을 보내고, 시간이 흘러 저희 둘 다 오너셰프가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그리고 배 셰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각자의 요리를 찾아 가는 과정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더 많은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교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워낙 요리를 잘 하는 친구라 저도 배울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배준수 셰프 저희 모두 뉴욕에서 고군분투하던 기억이라는 공통점으로 금세 가까워졌어요. 동갑이기도 하고요. 당시 뉴욕에 한식의 붐이 일기 전이었고, 저희는 그저 글로벌 파인다이닝 씬에 뛰어든, 한국에서 요리사일 뿐이었죠. 이제 각자 레스토랑을 운영하게 되었고, 한번 같이 요리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SSAL의 볏짚 훈연 메추리 요리
Q. 먼저, 샌프란시스코 SSAL에서 배준수 셰프님이 선보이는 요리 스타일을 설명해 주세요.
배준수 셰프 저희는 제철과 생산자를 기반으로 한 직관적인 음식을 선보입니다. 가장 첫 요리인 굴부터 장어, 메추리, 과일, 유제품 등 대부분의 재료를 농장이나 어부로부터 직접 받아요. 직접 재료를 키운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으로 요리하려고 노력합니다. 재료만큼은 정말 샌프란시스코에서 구할 수 있는 최상의 것이라고 자부할 만큼, 타협 없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죠.
솔밤 X SSAL 행사의 메뉴인 메추리 요리
그 중에서도 볏짚으로 훈연한 메추리 요리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메추리는 캘리포니아 주를 상징하는 새입니다. 저희 레스토랑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브렌트 울프(Brent Wolfe) 농부에게서 메추리를 받는데, 이 농부는 40여년간 메추리를 본인이 직접 키우고 도축, 배달까지 담당하죠. 여기에 메추리의 뼈와 복분자, 홍삼을 넣어 만든 소스를 곁들이고요. 정통 프렌치 소스인 보들레즈 (bordelaise) 소스에 레드 와인 대신 한국의 복분자와 홍삼을 넣은 것이 저희만의 아이디어입니다. 그리고 ‘New Mex Suave’라는 여름 고추를 피클링해 사용하는데, 고추에서 마치 향수처럼 정말 독특하고 압도적인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에요. 먹는 방식도 포크나 나이프 없이, 손으로 드실 수 있도록 구상해 타올과 함께 서빙합니다. 로컬 식재료와 제가 배운 조리법, 한국의 맛, 한국식 치킨을 먹듯 손을 사용해 드시게 한다는 점까지 제가 지향해 온 삶과 배경을 손님들께 전달하는 요리에요.
Q. 이번 콜라보레이션 행사를 통해 가장 보여주고,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은…
엄태준 셰프 솔밤과 쌀 모두 한국인 셰프로써, 한식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개성있게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계절마다 변화하는 한국의 식재료를 주로 사용하며 이곳의 테루아를 활용하고 있고, 배 셰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의 식재료와 환경을 토대로 한국의 헤리티지를 모던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각자 비슷하지만 다른 접근법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미묘한 즐거움을 고객분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배준수 셰프 먼저 요리사로써, 컨템포러리 한식의 영역이 어떠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지 늘 고민합니다. 제가 한식을 어떻게 재해석해 만들어내는지 이번 행사를 찾아 주신 분들께 직접 요리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때론 파인다이닝이 격식을 갖췄다는 이유로 다소 경직된 느낌을 줄 수도 있는데, 저는 모두가 ‘즐기는 경험’을 꼭 느껴 보셨으면 합니다. 솔밤에서 처음으로 같이 일하게 된 팀원들과도 잘 화합하며 역량을 보여주고, 손님도 저도, 그리고 솔밤 팀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Q. 셰프에게 콜라보레이션 행사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엄태준 셰프 배움이죠, 셰프들은 각자 재료를 바라보는 시선, 어떻게 요리를 구상하는지, 그 접근법이 너무 달라요. 그래서 그 차이를 배우며 시야를 넓힐 때, 정말 짜릿하고 즐겁습니다. 항상 같은 일을 하다보면 생각이 고정될 때가 있는데, 다른 뛰어난 셰프가 어떻게 일하는지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큰 기쁨입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팀에도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줄 수 있고요. 무엇보다 새로운 메뉴, 새로운 즐거움을 고객과 저희 팀이 모두 함께 음식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도 콜라보레이션 행사가 줄 수 있는 특별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이 기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배준수 셰프 도전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자리에요. 행사에 준비한 메뉴는, 샌프란시스코의 저희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메뉴를 바탕으로 한국의 재료들로 모두 새롭게 만든 것들입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재료를 가져오는 게 사실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제게 한식과 한국의 조리법, 문화와 식재료는 언제나 가장 좋은 영감의 원천입니다. 과거의 식문화와 음식을 이해하지 않으면 새로운 요리도 탄생할 수 없어요. 그래서 이번 솔밤과 행사를 준비하며 저도 많은 것을 느꼈고, 그 즐거움과 원동력을 고객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어렵게 발걸음 해주신 만큼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SOLBAM X SSAL MENU
이번 콜라보레이션 행사의 가장 큰 테마는 '한식 너머의 새로움'입니다. 각자 다른 배경의 레스토랑을 무대로 두 셰프는 개성과 스토리를 담아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통영의 합자장과 김포예주 등 한국의 요리 전통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독창적인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두 셰프는 모던한 현대의 요리를 만듭니다. 두 셰프가 모든 디쉬를 함께 논의해, 두 레스토랑의 개성을 담으면서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오래 준비한 요리들입니다.
SMALL GIFT FOR OUR GUESTS
솔밤과 쌀은 아름다운 사물을 빚어내는 장인을 존중합니다. 저희의 마음을 담아, 전성근 작가의 핸드메이드 도자기 컵과 솔밤과 쌀의 각인이 생겨진 우드 젓가락 케이스를 특별히 준비했습니다. 젓가락 케이스 안에는 솔밤의 팀원들이 직접 기름을 먹이고 사포질해 준비한 원목 젓가락이 제공됩니다. 또한 작은 녹차 쿠키는 솔밤과 쌀의 로고를 새겨, 이튿날의 작은 한입 과자로 즐거운 저녁의 기억을 상기시켜 드릴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コメン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