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순수한 즐거움에서 큰 원동력을 얻는 솔밤 김동윤 가드망제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요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요리가 너무 좋아서요. 항상 집안에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어요. 어머니가 요리를 정말 맛있게 잘 하셨고 저와 동생은 주방에서 엄마를 도와 요리하는 게 너무 즐거웠거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이 생겼고,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조리과에 진학해 배우기 시작했어요.
어떤 경력을 거쳐 오셨나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이탈리안 프랜차이즈 대기업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첫 직장을 통해 사회생활을 하게 되며, 처음으로 상사, 동료와 함께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운 것 같아요. 그 전에도 짧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음식점에서 일해 본 적은 있었지만, 정식 직원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거든요. 2년간 다양한 파트에서 일을 배우며 손님들에게 판매되는 요리의 기본을 배웠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에는 선배들이 보기에 제가 아마 갓 태어난 새끼오리 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그래도 한 업장에서 꾸준히 다양한 일을 경험하며 조금씩 승진도 해 보고, 시야도 넓어질 수 있었어요. 퇴사할 때, 매장 걱정을 하며 잘 마무리해야 된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아 그래도 그동안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취사병으로 군 복무를 하며 요리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시간을 보냈고, 그 이후에는 어떻게 진로를 결정할까 조금 고민했습니다. 대중적인 요리를 하며 손님을 바쁘게 맞이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요리 세계를 좀 더 넓히기 위해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아 보고 싶었어요. 어떤 레스토랑에 지원해야 할까 고민한 끝에, 최현석 셰프님의 초이닷(CHOI.)에서 일을 하게 되었죠. 여기서도 2년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최 셰프님은 정말 창의적이고 개성 강하기로 유명한 분이신데, 그 덕에 요리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많이 극복할 수 있었죠. 예를 들어, 저는 설탕 공예는 디저트 셰프들의 영역이라고만 생각하고 저와는 관계가 없다고 은연중에 생각해 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초이닷에서는 차가운 애피타이저에 설탕공예를 활용하는 요리가 있거든요. 이런 것들을 준비하며 너무 재미있기도 했고, 제가 요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좁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했던 값진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이후 어떻게 솔밤에 오게 되었나요?
초이닷에서 일하며, 쉬는 날에는 틈틈이 궁금했던 레스토랑을 방문하며 식사도 해 보고, 견문을 넓혀 가려고 노력했어요. 그 중에서 솔밤을 방문했을 때, ‘정말 맛있다!’라는 감탄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맛있는 식사와 함께, 얼마나 다양한 부분에서 레스토랑 경험이 함께 만들어질 수 있는지 몸소 느끼고 감동을 받았죠. 젓가락을 고른 뒤 마지막에 서프라이즈 선물로 주시는 부분이라던가, 서비스의 디테일 같은 부분을 보며 이런 곳에서 또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울 수 있겠다는 것을 느껴 지원하게 되었어요. 솔밤에 대해 궁금한 마음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른 직원들의 인터뷰도 읽어 보고, 더 많은 매력을 느끼기도 했고요. 그렇게 지원한 덕분에, 저도 이제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경력을 쌓으며 무엇을 배우셨나요?
경력이 아주 길지는 않지만, 지금까지는 어느 곳에서 일하든 개인적인 성장에 대한 욕심이 가장 컸다고 생각해요. 처음 프랜차이즈 업장에서 일을 할 때에는 레스토랑의 실제 주방 일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떻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지, 가장 기본적인 요리 실무를 직접 일하며 배울 수 있었죠. 그리고 초이닷에 갔을 때는 전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정교한 요리를 만들며, 재미있는 행사나 이벤트도 많이 하고, 최 셰프님의 창의적인 분자요리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 전까지는 분자 요리가 무엇인지 알 기회가 없었어요. 분자요리를 하는 재료들은 무엇이 있는지, 이 재료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와 같은 흥미로운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하면서도 먹는 사람이 재미있고 즐겁게 느낄 수 있는 메뉴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요.
그리고 솔밤에 오고 나서, 파인다이닝의 세계에 대한 경험과 시야를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탈리안 요리 베이스의 레스토랑들에서 일을 했다면 지금 솔밤은 프렌치 조리법을 많이 활용해 한국의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보여주는 요리를 하는데요, 정말 기본적인 부분에서부터 차이를 많이 느꼈어요. 소위 “주방 용어”들이라고 하죠, 그런 부분들이 다 다른 거예요. 다시 처음 요리를 배우던 시절처럼 단어 하나하나 익혀 가며, 팀에 융합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왔습니다.
솔밤에서 일하며 무엇이 가장 인상깊은가요?
지금까지는 주방에서 일을 하며 주방 밖에서 손님과 소통할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데 솔밤에서는, 손님들이 다이닝 홀에 오시기 전 드로잉룸에서 웰컴 바이트와 샴페인을 한 잔 드셔요. 이 공간에서 저도 음식을 만들며 손님들과의 접점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주방에서 한 발 나와 직접 손님을 가까이 응대하며 요리를 설명하거나 때로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요. 처음엔 떨리고 긴장되기도 했지만 흥미롭고, 요리를 맛있게 즐기시는 분들을 보며 더 힘이 나더라고요. 영어도 더 열심히 해서 외국인들께도 편하게 응대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요리를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제겐 ‘즐거움’이에요! 시작할 때부터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요리이고, 지금도 즐겁습니다. 혼나거나 힘들면 괴로울 때도 있지 않냐고 묻는 분도 계시지만 제가 잠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면 금세 머리가 맑아지거든요. 사실 혼나도, 그 과정을 통해 배울 수 있으니 좋아요. 뭐든지 즐겁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죠.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하는 순간에도 즐거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요리를 하는 가장 큰 기쁨입니다!
지금 현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전에는 제가 많이 배우고 성장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는데요, 지금은 물론 실력을 쌓으면서도 팀으로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는 것의 가치와 즐거움을 느끼고 있어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엄태준 셰프님이 정말 비전이 명확하고, 그걸 팀과 함께 나누는 분이시거든요. 그렇게 솔밤이라는 하나의 팀이 더 큰 목표를 이루어 가며, 그 과정에서 각자가 성장한다는 게 이런 방식이라는 것을 조금씩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전에는 이루고 싶은 꿈이 명확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고 생각의 폭에 제한을 두지 않으니 미리 제 결과를 정하는 것이 오히려 한계를 두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다 보면, 더 높은 목표를 갖게 되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며 현재에 집중해서 매일 즐겁게, 잘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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