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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양 FOH 주니어

사람을 만나고 대하는 일이 좋아 도전하게 된 서비스직에서 기쁨을 발견하며, 고객들과 함께 에너지를 나누고 있는 송찬양 FOH 주니어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교사 임용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성격이라 누군가와 교류하며 가르치는 일이 늘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며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친오빠의 권유로 레스토랑 서비스직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죠. 더 많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꽤 큰 결정이기는 했지만 고민 끝에 첫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적성에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고 지금 2년이 되도록 이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첫 경력이 궁금합니다.

2022년 1월이 제 첫 도전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서울의 미쉐린 2스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밍글스에서 홀 막내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기왕 레스토랑 서비스팀에서 일한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집약하고 있는 파인다이닝 업장에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호텔이나 레스토랑 관련 학과가 아니다 보니 기본 지식이나 배경이 많지 않았어요. 하나하나 선임을 따라 몸으로 부딪치고 배워야 했죠. 모든 것이 새로웠어요. 서비스를 하며 고객의 테이블에 다가가는 방향과 속도, 음식을 내려놓는 방법… 아무 것도 몰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평소에 파인다이닝을 많이 다닌 것도 아니었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새로 배워야 하니,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일을 지속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힘들면 그만두는 분들도 많은데요.

제가 사실 마음이 단단한 편이 아니었어요. 말투가 조금만 차가워도 왜 그럴까 몇번이고 곱씹으며 우울해지는 성격이었죠. 그래서 정말 처음 한 달 간은 매일 울면서 출근하고 퇴근했어요. 일을 잘 모르니 때론 혼도 나고 핀잔도 듣는 것이 당연했는데도, 그걸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마음의 힘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놀라운 것은 그것도 적응이 되더군요. 중간에 그만둘까 생각도 해봤지만 한편으로는 오기가 생겼어요. 여기서 2년, 3년씩 꾸준히 일하는 분들도 계신데 내가 중간에서 포기해 버리면 나만 실패자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이번 달만 버티자, 그러다 보니 반 년은 해 봐야지, 그게 1년이 넘어가더군요.

요즘은 아이를 심하게 혼내며 키우는 부모님도 잘 없잖아요? 여린 사회 초년생이 많고, 저 또한 그랬지만, 지금은 내면이 좀 더 단단해 진 것 같아요. 저를 비난하기 위해서 팀원들이 날카로웠던 것이 아니라 일을 함께 잘 하기 위해 때로 냉철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리고 지금까지 교육을 공부해 온 제가 레스토랑 서비스업이라는 새로운 일에 뛰어든 거잖아요? 전혀 배경 지식이 없는 일도 배우며 성장할 수 있다고 느끼고 나니, 자존감도 많이 올라갔어요.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할 수 있겠다는 에너지도 생겼고요. 단순히 일을 배운 것 뿐 아니라, 제가 성장해가는 것을 느껴 온 덕분에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솔밤으로 이직하게 된 계기는요?

첫 직장에서 한 해를 보내고 나니 조금 더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어요. 서울에 좋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중에서도 솔밤에 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었죠. 특히 서비스가 좋기로 업계에서 유명했기에, 저도 함께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좋은 기회가 있어 면접을 보고 일하게 되었죠.

솔밤에서 아직 오래 일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레스토랑이든 독특한 개성이 있다는 것을 느껴요. 팀원들이 솔밤만의 독특한 문화는 만들어나가는 것이 특히 인상깊은데요, 솔밤에서 누군가가 실수를 했을 때 ‘이렇게 대할 수 있다고?’라며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어느 업장이든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 일부러 망신을 주거나 인격을 모독하기 위해서 모질게 대하는 곳은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솔밤 팀의 문화는 그 이상이었어요. 직급이 높은 선배들이 개인적으로 불러, 구체적으로 어떤 실수를 했는지 명확히 짚어 주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제시해 주었기에 감정적인 에너지를 소모하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게 느껴졌거든요. 쉬운 것 같아도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저도 배우고, 언젠가 그런 선배이자 동료가 되어야겠다는 동기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바꿔 보자고 서로를 격려하거나, 명령조보다는 함께 같이 하자는 등의 사소한 말투에는 모두의 노력과 인식이 담겨 있다는 것을 느꼈고요. 이런 긍정적인 마음과 에너지가 고객에게도 전달된다고 믿어요.




레스토랑 서비스업의 매력은…

특히 파인 다이닝에서의 코스 시간은 키친 파트와 서비스팀, 그리고 손님과 함께 하나의 예술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이닝을 즐기러 솔밤에 방문하신 고객님들은 단순히 허기만 채우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모든 과정과 경험을 특별하게 기억하고 싶어 하시거든요.

셰프님도 요리의 순서를 비롯해 음식의 다양한 요소들을 구성하신 이유가 있을 것이고, 키친 팀도 매일 열정을 다해 눈으로 담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멋진 디쉬 하나하나를 완성합니다. 저희 서비스팀은 그 음식을 손님 테이블에서 정확하면서도 부드럽게 설명해 드리며, 동시에 손님 개개인의 니즈를 충족시켜 드리려고 해요. 손님과 함께 솔밤의 모든 직원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어간다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을 넘어, 매 순간 모두의 노력을 담은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 또한 서비스업의 매력이죠.


추구하는 서비스 스타일이 있다면?

손님의 편안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때로 정중한 레스토랑 서비스를 처음 배우다 보면 제공하는 사람이 만든 완벽한 그림에 손님을 맞추려는 욕심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솔밤에서는 편안하면서도 정도를 갖춘 서비스 스타일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예컨대 컵은 손님의 오른쪽에 세팅한다는 등의 규칙이 있지만 사람에 따라 자연스럽게 컵을 왼쪽에 두며 사용하는 분도 계시거든요. 이런 것을 매 번 저희의 눈에 맞게 옮기며 손님을 미묘하게 불편하게 만들기보다는 저희가 잘 관찰해 손님의 편안함을 이해하고, 그 스타일에 녹아들며 맞춰 나가야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어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저는 실수하는 것을 무서워해요. 실수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도 큰 편이고요. 그래서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잘 준비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죠. 외국인 손님이 오시는 날은, 메뉴 설명을 영어로 몇 번씩 반복해 공부하고, 외우고 제 목소리를 스스로 녹음해 출근길에 수십번 반복해서 들으며 연습해요. 그러지 않으면 막상 테이블 앞에 섰을 때 머리가 하얘지거든요. 마음이 안정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저만의 노하우에요.




지금 솔밤에서의 일과 앞으로 1년간의 계획은…

매일 출근해 제가 맡은 일에 능숙해지려고 노력합니다. 출근해 린넨을 정리하고, 제습기 물통을 비우고, 와인 글라스를 닦고, 기물에 알코올을 뿌려 소독하며 오픈 준비를 해요. 그리고 서비스 타임에는 맡은 구역의 손님들을 응대하며 일하고요. 이렇게 팀과 함께 솔밤을 찾은 분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힘이 되는 팀원이 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에요.

그리고 제가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해 늘 부족함을 느끼고 있기에,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손님과 좀 더 좋은 대화를 나누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라고 보거든요.


먼 훗날, 꿈꾸고 있는 모습이 궁금합니다.

여전히 누군가를 교육하는 일에 마음이 있어요. 하지만 학교라는 기관만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레스토랑 산업과 서비스업에는 비전이 있어요. 나이가 어릴 때 현장에서 경험을 다양하게 쌓고, 언젠가 이 업계에서 사람들에게 좋은 지식을 전하는 교육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레스토랑 매니지먼트에도 늘 관심을 두며 학업도 함께 병행하겠다는 꿈도 있고요. 레스토랑의 좋은 매뉴얼을 만들거나 팀원을 관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의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봐요. 20년 후에 제가 그리는 모습을 이루기 위해, 지금 현재에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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