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밤은 기존 명산지의 와인과 사케, 전통주를 큐레이션 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산자와 함께 “솔밤만의 맛과 멋”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솔밤의 셰프와 소믈리에는 쉬는 날이면 기존에 알려져 있지 않았던 농장과 그곳에서 빚은 술을 발굴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솔밤만의 개성있는 술을 찾아 나섭니다.
솔밤이 첫 번째로 소개한 충북 영동의 사과와인에 이어, 이번에는 솔밤의 오크 숙성 안동소주를 선보입니다.
엄태준 셰프에게 ‘안동’은 솔밤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셰프는 어린 시절부터 안동에서 나고 자라며, 안동소주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날이면 늘 볼 수 있는 술이었어요. 제가 장손이다 보니 명절에도 할아버지, 아버지가 제게 술을 한 잔씩 주시곤 했죠. 언젠가는 레스토랑에서 꼭 안동소주를 소개해 보고 싶었어요. 유명한 명인들의 안동소주를 단순히 보여주는 방법 말고, 저희만의 감성과 지향점을 담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 솔밤에서 소개하는 ‘솔밤 양반 안동소주 20년’은 오크숙성을 거쳐, 다채롭고 풍만한 향이 가득한 특별한 안동소주입니다. “전통적인 양조 방법에 위트를 더했어요. ‘오크 숙성’이라는 해외의 양조법을 활용해 현대적인 시도를 보여주고 있죠. 그 모습이 지금의 솔밤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서양식 조리 기법과 한국의 식재료를 경계 없이 폭넓게 사용하며 현대의 한국이 보여주는 풍경을 담아내고 있는데요, 이 술 또한 그 맥락을 함께 합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해외 명산지의 좋은 와인과 위스키, 꼬냑을 소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 하지만 한국에서 이 땅의 식재료로 요리를 하며, 한국의 술 문화를 포용하지 않는다면 반쪽의 미식이 아닐까요? 한국에서 이어져 온 전통주의 역사를 존중하면서도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더해 함께 발전해 나가려고 합니다.” 엄태준 셰프는 이렇게 솔밤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합니다.
솔밤 양반 안동소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안동의 멥쌀을 불려 찐 뒤 잘 띄워 건조한 누룩과 물을 함께 버무리며 술독에서 숙성시킵니다. 이때 노르스름하고 감칠맛이 나는 전술이 만들어지데, 이렇게 잘 발효된 술을 깨끗하게 증류한 뒤 참나무 오크통에 숙성해 풍미를 더합니다.
고동연 소믈리에는 솔밤의 안동소주가 다채로운 매력이 있다고 표현합니다.
“솔밤 양반 안동소주는 다채로운 향이 아주 섬세하게 이어지는 매력적인 술이에요. 짙은 황금빛 컬러감이 눈을 즐겁게 하고, 위스키를 연상시키는 캐러맬과 바닐라가 가장 먼저 다가옵니다. 그리고 은은하게 안동소주 특유의 누룩향이 이어지는데, 굉장히 섬세하고 사랑스러운 향수처럼 말린 국화와 연잎, 호박잎 같은 풍미가 피어오르지요. 말린 과일과 견과류, 볏짚, 옅은 스모크 풍미까지 많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샷으로 깔끔하게 드셔도 좋고, 온더락으로 즐기며 쌀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섬세함이 풍성하게 표현되는 것을 즐겨도 좋습니다.”
“사실 소믈리에로써 제가 다루는 대부분의 음료는 한국이 아닌 다른 문화권의 주류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살고 있는 한국의 주류와 음료에 관해서도 더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 공부하며, 좋은 것들을 소개해 나가고 싶어요. 솔밤에는 외국 손님들도 많이 찾아 주시는데, 한국의 술도 좋은 페어링이나 그 자체로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죠. 어떻게 보면 품질 면에서 최고의 성취를 이룬 완벽한 주류를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답’을 찾아 소개하기보다는, 저희 옆에 늘상 함께 하는 한국의 술 중에서 고정관념과는 조금 다른 맛과 향의 술을 찾아내고 싶은 것이 포부에요. 다양하고 색다른 매력을 가진 술을 양조장 밖으로 꺼내 더 많은 미식가들께 알리고 싶은 마음이죠.”
고동연 소믈리에는 솔밤 양반 안동소주를 디제스티프로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민간에서는 안동 소주를 상처, 배앓이,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구급방으로도 활용해 왔어요. 이 술도 역시 소화가 잘 되는 술이고, 뒷맛도 정말 깔끔하고요. 식사의 여운을 길게 이어주는 좋은 매개체가 됩니다. 그래서 디너 코스를 즐기고 난 뒤 소화를 돕고, 식사의 여운을 이어 가는 디제스티프 메뉴에 소개하고 있어요. 얼음과 함께 즐기거나, 심플하게 샷으로 즐겨도 좋습니다. 하이볼로 즐겨도 좋은데요, 진저에일 같은 생강 베이스의 음료를 매치한다면 풍미도 잘 어우러지고 식전주로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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